공지사항
킨텍스웨딩박람회박솔뫼의 〈미래 산책 연습〉은 부산근현대역사관 인근의 부원아파트에 세를 들어 살면서 이 일대를 산책하는 이야기이다. 표제가 말하듯이 작가는 걸어서 장소를 구체적으로 감각하면서 어떤 미래를 예감하는 느린 서사를 수행한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일어난 사건과 인물을 매개로 광주의 오월을 사유한다. 보행처럼 느리지만 구체적인 지각을 통해 생성하는 의미를 발견하고자 한다. 그런데 박솔뫼의 장편 〈미래 산책 연습〉의 발단은 2020년 부산비엔날레가 기획한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에 실린 단편 〈매일 산책 연습〉에서 비롯한다. 그런데 이 소설을 발표하기 이전에 박솔뫼는 2018년 〈인터내셔널의 밤〉으로 부산을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염상섭의 중편 〈만세전〉의 주인공을 닮았다. 〈만세전〉의 주인공이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관부연락선을 타고 부산항 부두에 하선한 뒤에 부산역에서 기차를 갈아타기까지 남은 시간에 부산을 배회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도 고베에 사는 친구 결혼식에 가기까지 사흘을 부산역 부근 호텔에 머물면서 이곳저곳을 산책한다. 특히 부산항 여객 터미널에서 인물들이 만나는 과정은 부산의 특이성을 포착하려는 작가의 의도와 무연하지 않다. 일산웨딩스튜디오김숨이 부산을 접속한 계기도 2020년 부산비엔날레가 기획한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에 실린 단편 〈초록은 슬프다〉에서 비롯한다. 이 소설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일본이 패전한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 귀환해 친구들이 남포동 미도리마치(綠町)에 있음을 알고 그들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미도리마치는 1916년 일제가 만든 공창으로 미군정 시절에는 그린 스트리트로 존속하다 1948년 공창제 폐지 이후 완월동으로 잔존하며 1982년 충무동으로 변경된 장소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면서 부경역사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의 도움을 구하면서 녹정, 전찻길, 부산역사, 사십 계단, 용두산 신사, 영도다리, 장수통, 가마보꼬 공장, 낙원, 지장보살 불상 등의 장소와 사물을 소환한다. 일산스드메초록은 슬프다〉에서 시작한 김숨의 부산 쓰기는 장편 〈잃어버린 사람〉으로 발전한다. 서사의 기본 뼈대를 계승하면서 1946년 봄을 지나 1947년 9월 16일 하루를 전체 25부 123장의 규모로 서술한다. 1부 부두에서 출발한 서술은 25부에 이르기까지 동쪽 송정에서 서쪽 낙동강에 이르는 장소와 공간을 종횡으로 교차한다. 이런 가운데 드나드는 사람들의 내력을 세세하게 놓치지 않고 인물들의 삶에 숨결을 부여한다. 이를 두고 활인(活人)의 서사라고 불러도 좋겠다. 시점 또한 마찬가지로 작가는 영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삶에 스며든다. 구체적인 장소를 그려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살려내 한 시대 하루 동안의 거대한 동영상을 창출한다. 미주(尾註)와 감사의 글을 통해 밝혀놓고 있듯이 작가는 ‘해방 전후 부산의 풍경과 생활상이 담긴 사진과 자료들’을 충실하게 참고했다. 달리 말하자면 부산학의 성과를 창작의 동력으로 삼은 셈이다. 지명을 있는 그대로 복원했듯이 그 장소에서 생활하고 부대낀 사람들을 생동하는 인물로 고스란히 그려내고자 했다. 이처럼 김숨의 〈잃어버린 사람〉은 부산의 장소와 기억이 중요한 로컬소설의 가능성임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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