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인천개인회생이어령 선생의 「푸는 문화, 신바람의 문화(2023년)」라는 책으로 접하는 선생 특유의 통찰력이 흥미롭다. 우리 문화는 맺히고 응어리진 것들이 많아 그것을 풀어야 하는 문화이고, 그래야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민족이라고 한다. 소위 '해원解寃'의 문화다. 우리는 '분풀이' '한풀이' '살풀이' 등등 온갖 풀어야만 할 것들이 많다. 유난히 가슴에 응어리질 일들이 많은 억압과 질곡의 역사를 살아와서인지, 아니면 유난히 맺힌 것은 견딜 수 없는 민족성인지는 알 수 없다. 가끔은 술 퍼마시고 노래방에서 목청껏 노래라도 불러 재껴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것도 해원의 민족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탄핵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저주를 쏟아붓는다. 맺힌 것 많아서인지 살벌하기만 하다. 대통령에게 발부된 체포영장을 법원이 승인했다고 '판사 참수斬首'라는 저주를 외치던 대통령 지지자들이 구속영장까지 떨어지자 급기야 정말 판사를 붙잡아 참수하려고 했는지 법원에 난입해서 모두 때려 부수고 '전부 죽여라' 외치면서 판사실로 돌진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언론에서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사태라고들 하는데 전대미문은 아니다. 이미 2021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을 도둑맞았다고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 의사당을 점거하는 사태가 있었다. 똑같은 '극우'의 난동인데 그 무지막지한 미국 극우도 '바이든 참수' 같은 저주를 퍼붓지는 않았다. 개인회생폐지이란 사람들은 자신들이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저주의 구호를 외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미국에 풀지 못한 '응어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은 1953년 이란의 석유를 착취하기 위해 배후조종한 쿠데타를 통해 이란 국민들이 가장 사랑했던 모사덱(Mossaddegh) 총리 정권을 붕괴시키고 팔레비 독재왕정을 세워 이란을 미국의 꼭두각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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