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카일 전남 여수 해역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에 탑승했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한 베트남 선원은 구급차 안에서 한국말로 “춥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139톤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서경호는 새벽 1시41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 해상에서 침몰했다는 신고가 여수해경에 접수됐다. 제22서경호엔 14명이 배에 타고 있었다. 여수해경과 민간 어선 등은 곧바로 수색에 나섰다. 이들은 사고 직후 구명조끼도 입지 않은 채 바다에 뛰어들었다. 사고 해역은 북서풍 초속 12~14m로 불었고 파고는 2~2.5m, 수온은 10.7도였다. 이들은 뗏목 보트를 잡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2시간여 동안 얼음장 같은 추위와 사투를 벌였다.렌트카비용 수색에 나선 민간어선은 새벽 3시43분께 빨간색 구명 뗏목(무동력 구명보트)을 발견했다. 해경은 곧바로 출동해 파도 속에서 흔들리며 겨우 중심을 잡고 있던 구명 뗏목 쪽으로 접근했다. 해경 구조함이 불빛을 비추자 구명 뗏목에서 승선원 5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경은 구명 뗏목에 줄을 연결해 이들을 구조했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생존자들 진술에 따르면 생존자들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바다에 뛰어들었고, 5m가량 헤엄쳐 구명벌(뗏목)에 올라탔다”며 “누가, 언제 구명벌을 펼쳤는지, 자동으로 펴진 것인지 등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또 “선내에 있던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승선원 11명은 모두 바다로 뛰어들었다”고 했다. 렌트카가격14명이 탑승한 제22서경호에서 생존한 사람은 베트남(2명), 인도네시아(2명) 국적 선원 등 4명이다. 선장 ㄱ(66)씨는 구조됐으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가 사망했다. 4명의 외국인 선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지금은 거동이 가능할 정도로 기력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