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XEDITION

공지사항

# 세계 각국은 지금 기술패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첨단산업 시장에 형성된 '전장戰場'은 그 어디보다 뜨겁다. 팬데믹 이후 불어닥친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는 정책적 노력도 치열하다. 풀어야 할 규제는 풀고, 묶어야 할 규제는 묶는 국가도 숱하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아도 그 밑단엔 '자국우선주의'가 깔려 있다. 웨딩박람회# 우리나라는 다르다. 대통령이 벌인 초헌법적 비상계엄 이후 모든 게 멈췄다. 대통령과 그의 호위무사가 쌓은 '한남산성'은 마치 블랙홀처럼 민생도, 나라의 미래도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는 사이 국가경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여야 무쟁점법안'은 국회 어딘가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더스쿠프가 무쟁점법안 무논의, 그 위험한 침묵을 취재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12·3 내란 사태가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다.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의 집행을 대놓고 거부한 이후엔 '한남산성'이란 기묘한 조어助語까지 등장했다. 그 사이 한국경제는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재도 위험한데, 한국경제의 미래를 담보할 논의도, 법안도 실종됐다. 이를 보여주는 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무쟁점법안 12개다. 한국 경제가 '복합위기'에 직면했다. 징조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1분기 3.3%(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분기 1.5%로 둔화했다. 두자릿수를 이어가던 수출액 증가율도 2024년 11월 1.4%로 고꾸라졌다. 그나마 12월 수출 증가율이 6.6%로 회복한 게 위안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돛을 올린다. 관세 정책을 앞세운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 정책은 한국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슬로건으로 뭉친 트럼프 세력을 하필 국정수반이 없는 상태에서 만나야 한다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그만큼 12·3 내란 사태에서 비롯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가 '안정성'을 잃은 채 연일 출렁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12·3 내란 사태가 터진 2024년 12월 3일 1439원을 찍은 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2024년 12월 27일엔 1486.2원까지 치솟았는데, 지금도 1450원 선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웨딩박람회반대로 국내 증시는 계속된 하락세에 신음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2500.10포인트였던 코스피지수는 30일 2399.49포인트로 4.0%나 떨어졌다. 2024년 한해 코스피지수가 10.1% 하락했다는 걸 감안하면 12월 국내 증시의 낙폭이 얼마나 가팔랐는지 짐작할 수 있다. 기업의 심리도 꽁꽁 얼어붙었다. 2024년 12월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11월보다 4.5포인트 하락한 87.0으로 2023년 1월 5.6포인트 떨어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불안감은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가리지 않았다. 12월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11월보다 3.7포인트 내린 86.9로 나타났고, 같은 기간 비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5.0포인트 내린 87.1을 기록했다. 기업마저 정치적 불확실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거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