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정부가 미분양 주택 해법으로 제시한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1호’가 등록됐다. CR리츠 출시는 2014년 이후 약 11년 만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JB자산운용이 설립한 ‘(주)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2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가 지난달 국토교통부에 등록 신청을 한 뒤 금융위원회의 검토의견을 받아 전날 등록을 마쳤다.
CR리츠는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인 뒤, 임대로 운영하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매각하는 투자 상품을 의미한다. 다 짓고 집이 안팔려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시공사는 외부 투자금과 임대주택 보증금으로 자금을 융통하고, 투자사는 경기가 좋아질 때 분양해 사업비를 회수하는 구조다.
JB자산운용이 설립한 이번 CR리츠는 총 467억원의 시장자금을 모집해 대구에 위치한 수성레이크우방아이유쉘 288세대를 매입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입주율이 20%에 불과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으로 입주 1년 만에 공매 시장에 나왔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유찰되며 300여세대의 최저입찰가가 1255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쌍용역 민간임대
JB자산운용은 신청 당시 업무 내용에 대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전세를 운영한 뒤 시장 상황에 맞춰 매각 및 청산할 예정”이라고 적어냈다.
부동산투자회사법 제49조에 따르면 부동산투자회사 중에서도 CR리츠의 경우 등록 전 금융위의 의견 조회가 필수적이다.천안 쌍용역 민간임대 이번 회사는 시행사와의 가격협상도 모두 끝마친 상태라 금융위가 채무상환약정서 등 CR리츠의 구조 검증을 마치면서 정식 등록 절차를 밟게 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월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쌓이자, CR리츠를 10년 만에 부활하기로 했다. 동시에 취득세 감면, 조달금리 완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했지만, 이후 1년여간 CR리츠를 통해 매입이 이뤄진 미분양 주택은 없었다. 투자자와 시행사의 가격협상이 매번 실패했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이 전라남도 광양의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겠다며 9월 설립한 CR리츠는 연말 등록을 철회했고, JB자산운용이 지난해 등록 신청한 첫 번째 CR리츠도 금융위 검토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첫 CR리츠가 출시되면서 지방 미분양 아파트도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쌍용동 민간임대 시장은 CR리츠가 보다 활성화되면 앞서 정부가 발표한 미분양 지원책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걸로 본다. 정부가 사들이는 물량(3000호)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의 20%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2월 말 기준)는 2013년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2만3000가구를 넘어섰다. 그중 80%(1만9179호)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