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부동산 정책 대결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공약 발표에 따라 주요 지역의 집값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며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는 민간 아파트의 고분양가 문제를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15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평균 매매시세를 역전했다"며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시세차익은커녕 분양가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에 로또 분양은 옛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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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 인하를 주요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각하고 있다. 향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 2법 개선 ▷다주택자 중과 배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등이 대선 공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측도 부동산 과세 완화를 내세워 대응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은 16일 출범식에서 1가구 2주택자의 세 부담을 줄이는 '국민 제2주소지제' 구상을 공개했다. 수도권에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인구소멸 우려가 있는 비수도권 주택을 구입해도 1가구 1주택 특례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이는 중산층을 겨냥한 표심 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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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치열해지는 부동산 정책 대결에 따라 시장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의사당의 이전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반등 조짐을 보이는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대표적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상승했다. 이는 2023년 11월 둘째 주 이후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된 수치다. 세종시는 최근 거래도 늘면서 일부 지역은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가격도 상승했다. 2021년부터 이어진 가격 하락과 거래 침체 흐름이 최근 들어 급격히 반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병홍 대구과학대 금융부동산과 교수(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장)는 "매번 선거 때마다 표심을 얻기 위해 대책들을 많이 발표하지만 실제로 이뤄진 경우는 드물다"며 "부동산 정책은 중앙 정부가 일괄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각 지자체가 지역 사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