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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포기비용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독자들 못지않게 환호한 분들이 있으니 바로 국외 번역자와 출판사들이다. 폴란드 출판사들은 앞다투어 “우리가 ‘채식주의자’ 폴란드어 초판을 발간했다!” “우리 출판사에서는 최신작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다 냈다!” 하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체코어로 한강 작가의 대표작들을 대부분 번역한 내 친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스웨덴 한림원의 노벨문학상 발표 소식을 인용하며 “10월9일은 한글날이니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발표된) 10월10일을 ‘한강날’로 제정하자”는 포스팅을 올렸다.(개인적으로 한강날 제정 열혈 찬성한다.) 번역 출간은 중요하다. 한강 작가가 100명이라도 일단 번역을 해서 외국에서 출간돼야 부커상도 탈 수 있고 노벨문학상도 탈 수 있다.(물론 한강 작가는 단 한 분밖에 없다. 찬양하라 한강 작가.) 그렇다면 문학작품 번역 수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도서전은 저작권 판매의 장 우선 원작의 저작권자 혹은 그 대리인이 국외 번역가, 출판사, 판권 전문가와 접촉하고 협상해서 계약을 맺는다. 계약은 보통 저작권자와 출판사 사이에 이루어진다. 계약서에는 출판사가 어떤 언어로 언제까지 번역해 어느 나라에서 출간하겠다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명시된다. 그런 뒤에 출판사가 번역자와 계약하고, 번역자가 번역을 열심히 해서 출판사에 원고를 주고, 편집자와 번역자가 수정과 교정교열을 열심히 하면 책이 출판된다. 그러면 번역자가 번역료를 받고, 책이 팔리면 원작자와 원작 출판사와 원작자의 저작권 대리인과 국외 출판사와 국외 출판사의 저작권 대리인이 모두 인세와 배분금과 월급을 받아 행복하게 먹고산다. 원작이 국외에서 번역, 출간되는 것은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굉장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다. 도서전이나 문학 축제는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장이면서 문학작품의 원작자와 원작 출판사와 저작권 중개 대리인이 번역자와 국외 출판사와 판권 거래 전문가들을 만나는 현장이기도 하다. ‘저주토끼’는 2018년 서울 와우북 축제에서 안톤 허 번역가를 만나 3년 뒤인 2021년에 영어로 번역돼 출간됐고, 2024년 국외에서 2만 권 이상 팔린 책으로 집계됐으며, 2025년 현재 세계 22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됐거나 번역 진행 중이다. 이 모든 사건이 와우북에서 번역가가 어떤 책을 집어들었기 때문에 일어났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지원 예산이 깎이기 전인 2023년까지는) 출판사들이 책을 판매하는 전시홀만큼이나 커다란 공간을 저작권 전문가들에게 개방했다. 저작권 전문가들, 즉 작가 에이전트나 출판사의 판권 담당자가 참가비를 10만원 정도 내고 참가 신청을 하면 출입증을 받아 도서전 기간 내내 저작권홀에서 자유롭게 저작권 협상을 하고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그러다 지원 예산이 삭감되면서 2024년 6월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은 기존 행사장의 3분의 1 크기 공간으로 쫓겨나야 했다. 저작권 거래 전문가들은 비좁아진 저작권홀에서 미리 정해진 횟수만큼만 협상 장소를 빌릴 수 있었다. 당연히 저작권홀 사용 민원이 늘어났다. 그러자 마지막날에는 저작권홀이 아예 닫혀버렸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기 전부터 국외에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이제 노벨문학상 수상 국가가 되었으니 2025년 열릴 국제도서전과 문학 축제에는 더욱 많은 저작권 전문가가 찾아오리라고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더 많이 찾아오도록 유혹해야 한다. ‘노벨상 특수’가 단발성 반짝특수로 끝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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