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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줄이기’ 실천자들이 비빌 작은 언덕

오가원 2025.03.19 21:00 조회 수 : 0

.안산개인회생2025년 3월7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제로웨이스트(일상에서 배출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사회운동) 가게 ‘알맹상점’을 찾은 이들의 옷차림은 봄볕에 한결 가벼워진 차림새였다. 개점 시간인 정오로부터 채 30분도 지나지 않아 가게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알맹상점은 소비자가 빈 다회용기에 화장품, 세제 등을 덜어서 담아갈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리필스테이션이다. 2025년으로 문을 연 지 5년이 됐다. 알맹상점은 3월29일 열리는 한겨레21 창간 31주년 기념행사인 ‘지구반상회’에 고체 치약을 후원했다. 고금숙 공동대표는 알맹상점에 관해 “(매장에) 사람이 없을 때도 많다”면서도 “쓰레기 줄이기,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거나 뭔가 실천하고 싶은 사람들이 작게 비빌 수 있는 언덕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고, 제로웨이스트 가게도 많이 늘어났다. 그런데 최근엔 문을 닫은 곳이 늘었다고? “여러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코로나19 시기보다 경제 상황이 더 위기라 제로웨이스트 가게뿐만 아니라 모든 오프라인 가게가 살아남기가 굉장히 힘들다. 불황이 계속 심해지면서 (소비가) 온라인 저가 제품으로 쏠리고 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로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 우리의 일상생활이 흔들릴 수 있겠구나’라는 위기의식이 생겨났는데, 팬데믹이 끝나면서 오히려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더 느슨해진 감이 있다.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2020년대 초부터 많이 생겨났지만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장되지 못하면서 기존 가게들이 문을 닫고 있다. 또 제로웨이스트 가게들이 영세하다보니 사장 1명 체제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영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 ―현행법상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화장품, 주방세제를 소분해 팔려면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규제 샌드박스 시범사업에 2년간 참여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나. “현행법상 샴푸는 화장품에 속한다. 멀리서 알맹상점까지 찾아오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집 주변 제로웨이스트 가게에선 샴푸, 보디워시 등을 리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리필이 제약 없이 많은 곳에서 가능해질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게 저희 목표여서 정말 열심히 했다. 화장품과 주방세제 모두 미생물 검사 결과에 문제가 없었고, 소비자 설문조사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지 이미 1년이 지났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아무 말이 없다. 공문을 보내도 답조차 주지 않아서 황당하다.” ―다회용기에 음료를 제공하는 커피차 ‘없슝’도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 시작한 건지. “그렇다. 비거니즘과 동물권에 관심이 많고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은 임세미 배우와 커피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게 계기가 됐다. 처음엔 알맹상점이 통일된 다회용 컵을 커피차 업체에 주는 방식으로 의뢰하려고 했다. 세척도 반납도 하겠다고 했는데, 열이면 열 다 거절당했다. 할 수 없이 알맹상점이 직접 커피를 준비하고 차를 빌려 현장에 나가는 식으로 몇 번 운영했다. 그러다 ‘행사와 축제는 많고 연예인 커피차도 많은데 우리가 해야 되겠다’ 싶어서 아예 전기차를 구매하게 됐다. ―앞으로 알맹상점이 하려는 캠페인이 있는지, 어떤 화두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요새 빈티지 가게들이 망원동에서 무인점포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제로웨이스트 리필스테이션은 왜 무인 가게가 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화된 리필 시스템을 갖춰서 무인으로 운영하되, 일정 시간대나 특정 요일은 사람이 매장에 있는 무인 제로웨이스트 가게가 국내에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국의 제로웨이스트 가게들이 모인 ‘도모도모’ 네트워크 내에서 같이 모색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두 번째는 재활용 이야기는 많이 나오는데, 재사용은 거의 이야기가 안 나오는 것 같다. 자원순환에서 중요한 건 재활용보다 재사용이다. 식음료의 경우, 병 재사용을 하려면 제도화 작업이 필요하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자원순환연대 등 단체와 같이 관련 캠페인들을 모색하고 있다. 제로 웨이스트 가게는 소비자가 매력을 느껴서 오고 싶어 하는 가게로 살아남아야 한다. 환경운동을 하려고 오는 분들도 있지만, 환경운동이라는 단어는 들어봤어도 정확히 뭔지 잘 모르는 분들도 있다. 그런 일반 소비자가 찾아와서 ‘제로웨이스트 해보니까 좋네’ ‘리필해보니까 좋네’를 깨닫게 해주는, 그런 매력 있는 가게로 살아남는 게 지금 우선순위다. 그러려면 브랜딩 작업이나 질을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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